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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의 검은 잎/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別별★일은 간혹 별똥별처럼

https://on.soundcloud.com/vgofA

제출하고 보니 마음에 안 들지만...최근에 SNAP(음악 연합동아리)에 믹셋 하나를 제출했다..
아프로하우스와 인디댄스를 섞었는데 약간 프랑스 국기처럼, 3가지 맛이 다 있습니다.....일관되게 짜기 싫었나보다..

kieun LEE - Indie an 밥

Q. 믹스셋의 타이틀을 'Indie an 밥'으로 설정한 이유? 올해 초 이마트 과자코너에서 인디안밥을 본 순간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인디안’ + ‘밥’ 두 단어의 조합이 새삼 신기했어요. 그리

soundcloud.com

며칠 전!!!!!!!!!!!!!!!!!!!!!!!!!!!!!!!
이런 반가운 연락을 받았음.

기뻐...기쁘다..!!!

이태원 프릭스에서 디제잉했던 2023 01 28은 평생 못 잊는다.
고등학교 동창도 와주고, 대학교 동기도 와주고, 독서모임에서 만난 배우님도 와주고.

와준 것도 고마운데, 서여니가 쿠키까지 줌!! 뿌앵

근데 나 쿠키 한정 나름 미식가인데 진짜 맛도리였음..
요즘 쿠키 금값인데 맛 여러가지라 또 눈물광광
핵심은? 서울숲 근처 ‘쿠럼블’이라고 합니다.


듣는 사람들 반응도 역대 플레이 중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동아리 power도 어느정도...)
불과 작년의 나는 상상도 못한 류의 행복!!





낭만적이게도 인생은 별 투성이였다.

예쁘고 반짝반짝한 별이 아니라, 別. 천성이 리액션 좋은 친구들은 내 썰을 들으면 언제나 '너는 늘 인생에 무슨 일이 있구나'하고 나는 그럼 거기에 좋다고 2차 썰을 풀지만. 푸르딩딩한 버스를 타고 강남, 한남동, 광장시장을 지나 서울 북쪽에 매달려 있는 집으로 달려가며 머리를 찧는다. 달에선 토끼가 절구를 찧는다는데. 그 비트는 어떨까 상상하면서. 운전은 기사님이 하는데 왜 내가 번잡하고 답답할까. 매일 안 좋은 일이 수백가지 일어난다. 별 일이 없었다면 그건 나름대로 대 실패다. 내일 죽을 수도 있는데 오늘 왜 아무런 감흥 없이 살았는가. 관에 가져가고 싶은 것이 돈이냐는 질문엔 점점 고개를 젓게 된다. 짜릿함. 속된 말로 적어보자면, 당장 뒤져도 괜찮을 정도로 행복한 기억. 당연히 그런 기억들은 돈이 없으면 만들기 어렵다. 돈 있기도 어렵다. 쉬운 건 없다. 인간은 쉽고 빠른 걸 찾는다. 그걸 도와주면 돈을 번다. 소박한 행복을 누릴 건지, 원대한 야망을 품을 건지 하나 고르라는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A의 소박함이 B의 원대함이고, B의 원대함은 A의 관념엔 존재하지 않는다.


기억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어서 반질반질 윤이 나게 잘 닦고 목에 걸은 다음 준비된 죽음을 맞고 싶다. 2100년 전에 죽음을 계획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장기는 기증해달라는 기약은 미약하다. 언제 죽을지도 알아야겠고, 나를 이루던 肉만큼은 그 행방을 약속하게 해줘야지. 제일 중요한 神은 다잡을 수 없으니 얼마나 통탄스러운가.


H는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에 입꼬리를 올린다고 했다. 별일 없어도 괜찮은 삶이라는 반증이겠지. 난 매일이 따분하고 지루하다. 부지런하냐면 아니고, 가만히 못 있냐면 그것도 아니고. 누워서, 따분해서, 운다. 3개의 동사 다 밥맛이다.




믹스셋 사진은 픽사베이에서 찾은 사진이다.

저작권 걱정이 없었다면 기생충 송강호가 인디언 분장을 한 사진을 골랐을 것이다.

별일로 가득찼던 25살까지의 삶을 '알집으로 압축하기'누르면 저런 표정이 나오지 않을까.

초원을 마음껏 뛰어다니는 인디언. 알아들을 수 없는 구호. 침방울이 나로호처럼 튀어나오도록 외칠 수 있는 허파. 평발이든 요족이든 지진이 나기 직전까지 땅에서 구른다. 나도 지금까지 열심히 잘 안 되는 앞구르기 해서 여기 왔는데. 사지가 묶인 느낌이 든다. 허파도 찌그러진 것 같다. 숨 쉬고 싶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에도 죽어있음을 느낄 n시간 후가 두렵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서 '매일매일이 롯데월드 같았으면 좋겠어'라고 하는데 다들 웃는다. 대부분 직장인이 되었다. 6년제 학교의 25살은 당연히 학생임을 알면서도.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삶이 부러운데 부러움보다 무서움이 크다. 저들은 어디에서 내일을 기대하는가. 그런데 오히려 걱정을 받는다. 나만 죽음이 살갗 위에 팔랑거리는 나비같은가. 가족이 있어서 애인이 있어서 친구가 있어서 따분한 일상을 버틴다는 말에서 영원한 죽음을 시식할 수 있다. 언제든 불타서 사라질 수 있는 것들은 평생 인디언처럼 살기 위한 연료로는 역부족이다.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 40대, 50대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연설한다. 그 나이까지는 살 것 같다는 오만방자한 기저심리도 벌 받고 싶은데 아무도 날 벌주지 않는다. 벌이 필요한데 욕이나 걱정을 받지.


이선균과 공감대를 형성하다 차단당한 송강호를 보자면 혐오스러운 학교에서 5년간 버텨온 내 스틸컷을 보는 것 같다. 이렇게만 적으면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a라고 생각할 것이고 나랑 다른 한의대를 다닌 사람들은 b라고 생각할 것이고 한의대를 다니지 않은 사람은 c라고 생각할 것일텐데 그냥 다 비닐에 묶어버리면 abc 초콜렛이다.

깔끔히 녹여서, 상아질에 남아있지 않도록, 창자로 잘 보내버리자. 그래 비단 한의대라는 대학교 집단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나는 늘 송강호처럼 버텨왔던 것 같다. 송강호는 잘 해보고 싶었다. 장점도 있었다. 단점도 있었다. 운은 주로 없었다. 결국 안 됐다. 죽었다. 영화 기생충은 개봉일에 딱 한 번 보고 안 봤는데 저 눈동자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메이플스토리 페리온에서 혈류가 조금 더 빨랐던 걸 보면 원체 저런 류를 감각적으로 좋아하긴 하는 듯)


믹스셋 제작 인터뷰


Q. 믹스셋의 타이틀을 'Indie an 밥'으로 설정한 이유?
올해 초 이마트 과자코너에서 인디안밥을 본 순간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출처 농심

‘인디안’ + ‘밥’ 두 단어의 조합이 새삼 신기했어요. 그리고, 어릴 때 아무 생각 없이 게임에서 진 친구의 등을 두드릴 때 외치던 구호 있잖아요. 인디아안-밥 할 때 혀의 반동과 후두의 울림도 괜히 마음에 들더라고요.
괜히 마음에 든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입니다. 시와 소설을 쓸 때에도 괜히 마음에 드는 것들로 시작했고요. 괜히 마음에 들었던 다양한 양태들의 근원을 치열하게 되짚어보는 것이 죽음 전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과 ‘괜히’는 좀 다르잖아요.
그래도 음악들과의 연관성을 설명하자면, 인디댄스와 아프로, 트라이벌 하우스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 발랄한 인디안밥 말고 살짝 탄내나는 인디안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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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믹스셋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아직 제 역량이 구체화하긴 부족한데요.
도착했다고, 끝났다고,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것들을 모종삽으로 조금만 더 파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끈기가 없고 뭐든 쉽게 질리는 편인데요. 이런 음악을 들을 땐 ‘그래도 더 해봐야지’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요. 모종(種)의 행복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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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제잉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작년 여름에 발목 수술을 하느라 한 달 동안 걷지 못했는데 그 때에만 해도 남들 앞에서 디제잉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과거에 연습실에서 찍어놓은 영상만 돌려 볼 뿐이었죠. 그런데 유튜브에서 보일러룸 영상을 보는데, 두 발로 땅을 딛고 일어나서 디제잉을 하고 싶더라고요. 사람들이랑요. 그게 첫 번째 트리거였고요.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디제잉을 시작하고 일어난 다양한 변화들이 유익하고 이롭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요. 좋기만 한 일은 세상에 없지만 좋음이 대부분인 일은 가끔 혜성처럼 찾아오는데 디제잉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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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어떤 DJ가 되고 싶은가요?
일단 어디 가서 자신 있게 DJ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직은 애벌레가 기어가는 소리처럼, 취미로 디제잉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비가 파워워킹하듯 디제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들은 아이패드 메모장에 열심히 업데이트 중입니다. 요약하자면 실력 있는 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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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믹스셋을 만들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1순위로는 디깅하거나 레코드박스로 믹싱 포인트를 정할 때 재밌고 설레는 감정이 드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청자도 고려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추상적이지만, 1)멈추고 싶지 않은 2)믹싱 구간이 밤에 생각나는 믹셋을 만들고 싶어요. ‘그 곡 좋았지’가 아니라 ‘그 연결 부분 좋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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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제이 네임의 의미를 알려주세요
본명이라 이름의 뜻을 말해 볼게요. 은혜(恩)가 기본(基)이라는 뜻입니다. 멋있는 디제이 네임을 짓고 싶었는데 때를 놓쳤네요. 그래도 본명이 맘에 듭니다.
그리고 디제잉 활동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정말 많은데 열심히 은혜를 갚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나라는 사람은 도움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없다고 생각한 시간이 삶의 9할인데 ,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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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아끼는 트랙과,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4분부터 나오는 okilele입니다. 어떤 믹스셋을 짜든 이 노래는 꼭 넣고 싶은데 마음에 비해서 믹싱을 잘 하기 어렵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드는 믹싱 구간을 찾지 못 했어요. 아티스트는 MAINLINE MAGIC ORCHESTRA인데요.

MAINLINE MAGIC ORCHESTRA

모든 곡들이 정말 제 취향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짜본 믹스셋 곡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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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믹스셋을 만들기 전, 어떤 고민을 하시나요?
고민의 범주라면, 믹스셋을 짤 때에는 x 혹은 y가 중요하다는 타인의 말들을 곱씹는 과정이 제일 큽니다. 아직 제가 만든 믹스셋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남들의 조언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 같아요. 이 음악이 지금 여기에 와도 되나? 믹싱이 단조롭나? 그냥 후렴부터 나오게 할까?


그런데 결국은 상수함수처럼 제가 원하는 곡들로 짜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제자리인가 하는 생각 또한 2차 고민이네요.


프릭스 공연 이후에 받은 고마운 메시지

나 이런 메시지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 얼떨떨하다.

믹셋 좋다는 말보다 (만큼? 정도로?) 좋은. 내 글 재밌다는 칭찬.

나보다 하우스를 더 잘 트시는 분께 이런 칭찬도...

프릭스에서 무한 칭찬을 갈겨줬던 분 .. 내가 번호 따고 연락 갈겼다ㅠㅠ


사실 저날은 동의보감 수업 재미도 없고 믹셋도 맘에 안 들어서.. 수업 시간에 에어팟 끼고 믹셋을 겨우 갈아엎고, 보쌈 10분 먹고, 택시 타고 이태원으로 달려갔다. 한의학 싫다는 단순한 문장 뒤에 숨어있는 나의 얄팍한 집중력, 디제잉은 재밌긴 한데 즐길 정도로 잘 하는 게 아니라는 점, 택시비만큼은 절대 안 쓴다고 생각했는데, 미터기는 bpm마냥 올라가고, 엄밀히 말하면 돈 받는 취미가 아닌 돈을 쓰는 취미, 비즈만들기가 취미인 J에게 스마트스토어나 아이디어스를 알아보라고 했는데 취미는 취미로만 즐기고 싶다는 말캉단단한 답변, 깨물었더니 씁쓸하네, 분홍색 계피사탕이었구나, 난 잘 하는 게 도대체 뭘까 있긴 할까, 이런 원초적인 질문 던지는 시간은 잠에 깊게 들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 빼곤 없다, 모르겠다, 몇몇 칭찬 들으면 가슴이 다시 한 번 뻐렁치긴 하지만 여전히 관짝에는 목걸이는 커녕 보석 하나 없이 썩은 시체 냄새만 날 것 같아,


한의사가 하기 싫으면 언제든 때려칠 수 있을까
뭐 하나에 간절히 몰입하고 싶으면서도
너 아니면 안 된다고 비굴하게 무릎 꿇기 싫다
송강호(기생충 배역 이름을 써야 하는데 왜 배우 본명이 손에 붙지)도 그랬겠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는 삶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
그런데 되고 싶은 것이 되려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지
하고 싶은 대로만 살았는데 되고 싶은 것이 된 사람이 되고 싶어
이런 생각만 하니까 주식에 손도 못 쓰고 경제활동도 며칠째 안 하고
밤마다 여전히 자기혐오의 늪에서 헤엄치는 중
나를 찾아주고 긍정하는 타인이 양적으로 늘어나면 뭐하는가
난 내 행색이 마음에 안 들고 엿같다..
나아지고는 있는 것 같은데 내 현실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나아지는 것 같다
이게 진짜 무섭다
성인 필수 코스 자기합리화가 시동을 건 게야

잘 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살아있음을 더 자주 느끼고 싶다.
미칠듯이 노력하지 않고 내뱉으면 참 뻔뻔한 문장이라 여기에 소심하게 적어본다.


별일은 좋기도 나쁘기도 한데
별똥별같은 일이 생기는 빈도가 늘어나서 아무튼 기록은 해보는데
운석이 쾅 충돌하는 별일도 여전히 생긴다


2월 17일 정말 붙고 싶었던 2개 프로그램에 탈락했다
눈물이 또륵 났다
하나는 솔직히 진짜 붙을 줄 알았다
아무리 찾아도 내 이름이 없더라
이*은 있는데 내 휴대폰 번호 뒷자리는 없더라
이름을 갈아내고 싶다. 누가 내 뺨을 마구 쳤으면 좋겠다.
어제는 심리상태 개선 어플리케이션 베타테스터 인터뷰가 있었다.
앱 대표님과 만난 적도 있어서 30분 동안 대화하듯 편하게 이야기했다.
나도 이런 앱 개발할 수 있을까 잠깐 달콤한 별똥별 사이에서 헤엄쳤다.
오늘 낮에는 내가 광탈한 인턴 프로그램에 합격해서 잘 마무리한 사람의 소식을 들었다.
과거엔 이런 일련의 일을 겪으면 내 명치를 죽도록 쳐버려야 했었는데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다.
이건 내가 나아진 걸까 아니면 퇴화한 걸까.
모든 곳에서 탈락해도 보건복지부장관이 주는 면허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게 될까봐 무섭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진짜 별별 힘든 일 추가로 겪을 텐데 생각만 하면 구역질이 난다(ㄹㅇ...)
지금 하는 도전과 광탈이 훨씬 사랑스럽다
도전이 많으면 실패도 많다는 정비례 관계가 과연 正비례인가
正답과 定해진 답은 다르다

역시나 오늘은 또 광탈 광탈 광탈 광탈
합격만 하고 살 수는 없다지만 왜 이렇게 광탈만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19일엔 나의 기록들에 대한 인터뷰(?)를 하러 가야 한다.
이런 요청이 온다는 것도 과거에 생각도 못한 ★일이다. 감사한 일이다.
내일은 점심에 서울대 국문과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고 저녁엔 스피노자를 같이 공부한 나들9기를 만나고 밤엔 을지로에서 인디댄스를 튼다.
또 다양한 별일들에 익사당할 것 같지만
몇몇 감흥 또한 별똥별처럼 다가오길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