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철학사』 中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변하지 않는 부조리의 편에서 스스로 부조리가 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의 길일 수 있다. 그러나 나만이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행복이 '철학자의 행복'은 아니다. '참다운 나의 행복'도 아니다. 우리 가운데 나의 행복, 아집에서 벗어나 자기 욕심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난 행복, 너에게 나를 내어주는 행복, '우리'가 되는 행복, 이와 같은 '더불어 있음의 행복'이 정말 제대로 참다운 나의 행복이 될 수 있다. 동학혁명 농민군이 생각한 행복도 바로 이러한 행복일 것이다. 홀로 있음의 행복, 그 편리하고 편안한 이기적 행복이 참다운 행복이라면 그냥 유능한 노비로 있기를 선택했을 것이다. 임시정부도 '더불어 있음'의 행복이 아니었다면 그저 유능한 친일파의 길을 갔을 것이다. 세월호로 인해 거리로 나설 때에도 '더불어 있음'이 참다운 행복이기에 기꺼이 나온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용히 따뜻한 곳에서 홀로 있었을 것이다. 이제 철학은 더욱더 치열하게 사람에게 달려가 사람과 더불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과 더불어 대한민국 철학을 일구어 내야 한다. 그 대한민국 철학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엉망진창 본과 2학년 2학기가 끝났고.
마음에 들지 않는 성적 알파벳도 하나하나 공개되고 있다.
9월과 10월에는 무언가 타오르는 뜨거움이 가득했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나는 몇 덩이의 재를 온 몸에 바르면서 나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고 외치고 있다.
볼품이 없다.
아주 현실적인 고민들부터 비현실적인 고민들까지
하프를 처음 만든 사람은 어떻게 만든 것일까
고민을 열심히 꼬아서 하프를 만든다
우울하면 항우울제를 먹고
눈 밑이 떨리면 마그네슘을 먹고
체중이 늘었으면 먹는 양을 줄이고
죽고 싶으면 죽어야 하는가
최근에 쓴 글 일부 (상한론 전날에 썼고 상한론 조짐ㅎㅎㅎ;;)
~~~~~~~~`현재의 방향성에 합당한 근거가 없으며 심지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낄 때 돌멩이의 각도를 비틀고 싶다. 비튼 순간 험난한 물줄기가 보이지만 그렇게 해야만 하는 무언가에 의해서 우리는 알을 깬다. 전공 공부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본과 2학년 시험 기간에 나폴레옹의 이야기에 빠진 것도 어쩌면 일종의 혁명. 단두대에 대해서 잔혹하다는 심상만 가졌던 내가 로베스피에르의 생애를 더듬었다. 그의 물수제비는 아이러니하게도 단두대에서 끝났다. ~~~~~~~오늘날도 혁명의 시대라고 하지만, 내가 혁명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빠르게 바뀌는 현실에 적응하는 능력을 기르자는 흐름이 조금은 아쉬울 따름이다. 현실에 순응하기 싫을 때 마음의 좌표를 코르시카로 옮기고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상상한다. 대부분이 상상으로 넘길 법한 일들을 현실로 만든 선조의 물수제비는 그 자체로 역사적 의의가 충분하며 이용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다.~~~~~~~~~~
그냥 상한론을 공부했어야 했나? 머리가 복잡하다. 진짜 공부하는 게 재밌었으면 상한론 공부 했겠지. 그 이면에, 그렇게 재미가 있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는 수많은 사람들. 운과 노력 모두가 중요하다는 불변의 진리는 어디에나 적용되며 언제나 적용된다는 점이 참으로 슬픈 것. 무언가 안 되었을 때 운이나 노력 둘 중 하나를 탓하기는 참으로 쉬운 것. 내가 상한론 시험을 망친 것은 운이 없어서인가 노력이 없어서인가. 둘 다 탓하게 될 때 참으로 죽고 싶은 것 . .. ~
졸업까지 2년 남았다. 시험을 8번은 봐야 하는데.. 재미가 없는 일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까봐 방어기제로 그냥 대충 해버리고, 대충 점수를 받고, 거기에 과도하게 슬퍼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계속 겪어야 하는가. 과도하게 슬퍼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인간은 참으로 간사해서 시험 직전에 1시간만 공부하고서도 요행을 바란다. 운 좋게 요행 몇 번 겪은 나는 더더욱... 요행 아닌 당연한 일에 과도한 불운을 부여하고 만다.
어떤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 때 이것이 나에게 좋은 일인지 좋지 않은 일인지 확인하는 방법?
자그마한 배아세포부터 치열하게 그 방법을 배워내고 익혀낸다
조금이라도 잘못 배우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면서
어제 배웠던 것이 오늘 붕괴되는 현장을 무기력한 목격자마냥 방조하면서
눈물을 닦아줄 사람도 마르게 할 사람도 없다 - 타인에게 그런것을 기대하지 말라
어떻게 해야 적당히 역겨우면서도 상당히 공감이 되는 문장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
기형도가 말하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겠다면서 이곳저곳에 지원서를 들이밀었지만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력도 없고
자기비하와 자의식과잉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넘나드는 것이 인생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 안에서 나만의 윤리학을 찾고자 노력(비스무리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내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그냥 지나쳐 가는 사람의 발자국에도 말이다
놀람은 실망으로 이어지고 실망은 합리화를 낳거나 자살욕구를 낳거나
24시간 전체가 완벽했던 하루가 있었나
내게 있어서 완벽한 행복이 가능한 최소 시간 단위가 무엇일까
5분은 확실히 가능한데
1시간도 가능한 것만 같은데
3시간부터 아슬아슬하다
3시간 중에는 필연적으로 한 번씩 나를 아프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들이민다
나는 그러면 3시간을 4시간으로 늘려야 하는가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비슷하게, 최소 3시간에 한 번씩은 괴로울까
지구의 타인으로 위안삼고 비교하려는 나의 행동에도
악취가 난다
지독하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시작하고 후회하기
감당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러기 어려워지기
모든 예측과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점점 기생충 中 송강호의 말들이 진심으로 이해가 되고 (처음에도 이해는 되었지만)
나에게 선량한 조여정이었던 사건과 사물과 사람들을 연상한다
이렇게라도 두드리니까 기분이 아주 조금 낫다.
에효 인생~<~<<~<~<ㅡ,ㅡ,ㅡ,ㅡ,ㅡ,ㅜㅠㅜㅠㅠㅠ,
요즘 진짜 새로운 방식으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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