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래간만에 약속이 없는 토요일!
꿉꿉한 손가락을 움직여보려고 한다.
일단 오늘의 주제의식은 위의 사진과 같다.
아마도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게 되겠지만
아무튼 저 사진이 이 글의 시발점이다.
이번 주는 내가 도대체 이 世上에서 뭘 할 수 있는지 나름대로 톱니바퀴 굴려가며 생각해봤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다.
치욕스럽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되었다.
뭘 하고 싶은지 소개하는 글은 아니다. 그냥 답답한 마음 푸는 거지....
그래도 이것 또한 하나의 기록이 되겠지..?
합격자의 오답노트가 될지
불합격자의 폐지가 될지
어쭙잖은 참회록懺悔錄이 될지
모든 가치판단을 초월하는 있는 그대로의 책갈피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혼란스러운 마음을 吐해내는 마음으로-
1. 하고 싶은 거 = 할 수 있는 거가 된 언젠가에 이 글을 보고 코웃음 쳤으면 좋겠다.
2. (아무도 듣지 않겠지만,,,) 지금 내가 듣는 노래를 공유해본다 ㅎㅎ
위키드 한창 방송할 때 처음 봤는데 진짜 30초 정도 듣고나서부터 펑펑 울었다. 다시 듣기 무서울 정도로 마음에 크게 다가와서 두 번째로 재생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음. 가사도 예쁜데, 내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한 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함부로 타인의 나무를 베지 말 것 그리고 나의 밑동을 보듬어줄 것.
두 가지를 모두 지키는 삶을 살아야 할 텐데...
아무튼 이 노래는 동나버린 자존감에 마데카솔(?)이 되어주는 노래 중 하나다.
그래........ 내가 (혹은 너가) 얼마나 크게 될지 아모른직다,,, ㅠ^ㅠ
3. 최근에 자기소개서를 쓸 일이 있었다.
지금 고3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일은 익숙하고 재밌다. 그리고 내가 고3일 때 자기소개서 쓰는 시간이 제일 즐거웠고, 5일 안에 다 끝냈다. 선생님의 조언이나 유료 컨설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확실했던 과거. 그리고 타인의 확실한 부분을 대신 포착하는 능력... 가진 거 하나 없이 태어났지만 적어도 이런 능력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23살이 된 지금,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이 참 어려웠다. 물론 문장 적는 것 자체는 쉬우니까 16000자를 6시간 안에 어찌어찌 다 적긴 했는데 그냥 공산품처럼 엉망진창인 글을 썼다. 일단 ! 객관적으로 지금 내 전공이나 스펙은 합격 가능한 스펙트럼 위에 있지는 않다. 어떤 글이든 써본다는 것은 잃을 게 없으므로 도전에 의의를 두긴 했는데... 글 쓰는 과정 자체도 이토록 역겹다니... 무뚝뚝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문장이 더 재밌을 정도였다.
4. 대부분의 자기소개서가 그렇듯이 앞으로의 목표를 적는 칸이 있는데. 추상적인 형용사의 나열들 그 이상으로 적을 말이 없었다. 그래... 전공 선택부터 잘못되었다. 왜 그토록 바라 왔고 합격까지 한 국문과에 안 가고 한의대 왔냐는 질문엔 스무 살부터 너무 많이 답변해왔고-나이가 먹을수록 내 답변의 질은 떨어져서 자기 합리화의 끝판왕이 되어간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입에서 나는 비린내를 느끼며-목성처럼 멀어진 문학과 씹다 뱉은 껌처럼 내 청춘에 엉겨 붙은 한의학-열아홉이 世上을 무서워하고 현실을 대비하려는 마음이 죄악이었던가-철이 너무 빨리 들었다며 가볍게 던지는 젊고 늙은 웃음들과 그래도 잘 선택했다는 몇몇 위로 사이에서 나는 믹서기에 갈리는 기분이고-밑동이 부패한 나무는 풍향에 따라 사방팔방으로 흔들리니까-만약 OO했다면 지금 어땠을까 식의 후회는 소용없다는 청춘시대(드라마)의 윤진명이 던진 대사가 근육 사이사이를 파고들고-만약에서 피어나는 상상의 나래는 담배처럼 끊기가 어려운 것이다.
5. 예전에 A가 나한테 나중에 뭐 하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그때에도 엄청 횡설수설했다. 물론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해서 혹은 나의 허점을 잡아내기 위함도 아니었고 굳이 따져보자면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을 터. 내가 A보다 어렸던 것도 있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내가 너무 허접해 보여서 순간 비참했다. A와 전공 분야는 완전히 다르지만 나보다 똑똑하고 유능한, 아무튼 잘난 사람이었다. A는 내 말을 듣고 '너도 뭐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지'라고 했다. 이 말이 나를 여전히 괴롭게 한다. 물론 저 말도 나를 하찮게 여겨서 한 말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그런데 일단 스물셋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게 너무 부끄럽잖아. 신점이나 일기예보처럼 앞으로 뭘 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실존하는 나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거기에 몰두하는 삶을 살아야만 인간다운 것이고, 결과적으로 나중에 뭐가 되든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지금 나는 완벽히 가치관에 反하게 살고 있으니까-그리고 그걸 들켰으니까 비참했던 것 같다. 흠 그 순간에 내가 조금 더 멋있게 말했다면 결과가 조금 달라졌을까?
6. 예전에 B가 나한테 앞으로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일단 한의사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토할 것 같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 그 기분이다. 아직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단어로 타인에게 비친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사실 학과가 학과니까 그 사람에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내가 했지. 응. 내 탓이고, 속죄도 셀프로. 열아홉의 잘못된 선택에 4년째 고통받는 중인데. 글쎄 이게 고해성사나 통회를 해서 해결될 문제냐고. 월요일부터 토요일을 자유롭게 보냈기에 당장 일요일에 끝내야 할 과제들만 생각해도 또 구역질이 나거든. 정말 짜증 나는 건 때려칠 정도는 또 아니라는 거지. 아무튼 B에겐 4월보단 한층 정제된 말로 또박또박 천천히 그리고 간략하게 말했다. 3 문장 정도를 말했는데 아무튼 요약하면 '한의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찾아보고 싶어요.' 고리타분한 이 대답에 B는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기쁘거나 힘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 나한테 태클 걸어서 뭐 어쩌겠으며, 전공자도 잘 모르겠는데 비전공자가 더 얹을 수나 있는 교집합 분야인가... 나는 무슨 접점을 어떻게 찾을지 찾아서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말하지도 않았는데 응원을 받았다. 여기에 또 꺼림칙하면 나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물론 A와의 만남과는 질적으로 다른 자리였기도 하고 B는 A보다 나이가 좀 더 많으며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히 찾은 어른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찾아간 것이기도 하고.
나 어디 가서 내 꿈을 덜 솔직하게 말할수록 좋은 피드백을 받는 거 아니겠지?
당연히 누가 날 한심하게 보면 어떡하나 걱정은 되니까 말이야...
다 귀찮아져서 그냥 근골격계 질환 연구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고 다니게 되면 어떡하지.
그건 그 분야를 위해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실례니까 절대 그러지는 않겠지만.
한의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찾아보고 싶다는 말도 이뤄놓은 것 or 노력 중인 것 하나 없으면서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해도 되는가... 그렇다고 23살이나 되었는데 이 무지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괜찮은가...
그냥 인문학 좀 좋아하는 건 마라탕 좋아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하고.
나의 고민들에 그게 어때서? 라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이어령 선생님처럼, 장영실처럼 살고 싶었는데! 슬프다.
7. 사실 몸이 덜 힘들어서 그래. 고민할 시간이 많다는 건.
5월 17일부터 대면 수업 주간이라 잔뜩 긴장했는데 정작 수업은 주 1회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다시 서울에서 보내게 되었다. 강의는 원래 안 들으니까ㅋ 아침엔 주식 보고 (=울고) 점심엔 요가하고 저녁엔 약속 가고 새벽엔 잡생각 하고. 그럼에도 할 일은 소소하게 계속 있지만 모두 최대한 미뤄두고 고민할 시간을 마련하게 된다. 지금 나한텐 고민이 좀 필요하기는 해. 사실 따져보자면 학기 초부터 중간고사 보기 전까지 기간에 시간이 훨씬 많았는데 그땐 정신이 좀 다른 곳에 집중돼서 자기 발전을 거의 못 했다. 음... 여유 많을 때 책도 좀 읽고 생각도 많이 해놓을 걸 싶다. 그래도 딱 하나 잘 한 건.. 몸이 좀 건강해졌다! 예방 시험 보고 요가, 각가 보고 요가... 엄마도 놀랄 정도로 요가원에 빠지지 않고 주 5회 열심히 다녔다. 그리고 평소 같으면 시험 기간에 2kg는 쪄야 하는데 오히려 빠졌다. 일부러 좀 굶기도 했고. 아무튼 시험 기간에 야식 한 번도 안 먹은 것은 입학 이후로 처음이다. 지금은 슬프게도 당시 다이어트의 원동력이 사라지긴 했지만, 제주도 갔다 와서 느슨해졌지만, 그래도 3-4월에 쌓은 습관의 힘이 조금은 남아있는지 야식은 전보다 많이 줄었고 몸도 더 움직이려고 한다. 나를 오래 안 친구들이면 내가 나무늘보처럼 늘 누워있고 움직이기 싫어한다는 것을 알 거야... 슬슬 스트레스받으면 음식을 마구 먹고 싶어지지만ㅠ^ㅠ 뇌에 힘줘서 참아보자 기은!!!!!!!!!! 너는 할 수 있어 ㅎㅎ!
살 다시 찌면 7번 통째로 지울 거야. 모른 척해주기~
8. 마음이 복잡한 오늘도 요가를 1시간 했다. 그 이상은 힘들어서 못해,,^^ 요가원 홀딩 기간이라 유튜브를 보고 하기 때문에 효과는 좀 떨어지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색다른 기분이다. 정말 나 혼자만의 호흡에 집중할 수 있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 거실에서 홀로 하는 요가는 정말 좋다. 창문을 열면 바람이 느껴지고 가끔 새 소리도 들린다. 구급차 소리가 나면 좌심방이 조금 무거워지긴 한다.
유튜브 요가는 유독 시간이 느리게 간다. 20분 정도 했나 싶으면 7분밖에 안 했을 때가 부지기수...but 마지막 사바사나가 얼마나 뿌듯한지 알기에 중도에 포기하지는 않는다. 물론 너무 힘들면 욕을 뱉..뱉을 뻔!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에서 피맛 나서 욕마저도 속으로 삼킨다. (tmi인데 서리요가 진짜 돌아버릴거같아.. 슨생님 등 복부 운동 통째로 남겨두고 마지막이라고 하시면 어떡해용..그리고 20회 하는데 5회 하고 거의 다 왔다고 하시면 진짜 곤란해...통유리도 없어서 내레이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선 그저 입술꽉깨물뿐. ) 아무튼 내 몸 하나만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생겨서 정말 좋다.
8-1 요가 하면 잡념이 사라지냐고 물어본 사람이 있는데!
아니다. 잡념은 그대로 거기에 존재한다. 다만 생각의 입자가 곱게 변한다. 동작과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잡념들은 막자사발에 쿵. 쿵. 곱게 갈려서 텅 빈 흉강에 차곡차곡. 정밀해진 가루들이 들숨에 살짝 날리다가 날숨에 가라앉고. 의외로 정신은 무력해진다. 空間에 생각이 더욱 가득 찬다. 따라서 잡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애매하게 회피하던 생각들을 고요하게 직면한다. 그 순간에도 팔과 다리를 움직이면서 생각 알맹이를 갈아낸다. 간절했기에 잊으려 했던 무언가들을... 수련이 끝나면 인정할 수 있다. 과거의 선택을 한 것도 나 자신이며 지금 후회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나는 이기은이고. 변한 건 있지만 바뀐 것은 없다. 치열하게 고민한 순간들을 톡톡 보듬어주고, 조금 말랑해졌다면, 반추해서 성장할 것. 그리고 요가가 끝난 후의 하루를 어떻게 채우는지 즉 미래도 나한테 달려 있다.
아무튼 지금 이렇게 뒤늦게 제대로 답변하는 바이다.
우리 엄마가 이 글을 보면 그냥 햄스트링이 늘어난다고 하면 될 걸 뭐 이렇게 어렵게 말하냐고 하겠지...ㅠ?
9. 사실 오늘 요가 하기 전 그러니까 오전에 나름 빨리 걷기와 달리기 사이의 무언가를 하고 옴!
(달리기는 적응이 안 돼..지루해.. 조깅 꾸준히 하는 사람들 존경ㅠㅠ)
그냥 상쾌해서 사진 한 장 찍음ㅋ
이루리-환상 들으면서 바람 맞는데 기분이 크~~~~~~~~~~~ 좋더라고!
이루리 노래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서 소개하고 싶기도 했고. 암튼 넘 좋음!!!!!!!!!!!!!
언니 나만 알 거야 근데 빌보드 언제 올라가?!?!?!?!?!?!?!?
아무튼 트랙 도는데 가운데 축구장에서 꼬꼬마 애기들이 열심히 축구를 하고 있었다.
난 어려서부터 경쟁스포츠가 너무 싫었는데 ... 억지로 축구 같은 걸 배웠으면 지금 좀 배짱이 두둑한 성격이 되었으려나? 꼬물꼬물 애기들이 축구하는 모습이 그냥 귀여웠다. 나이 먹었나 봐...ㅎ
9-1 어린 아이랑 엄마가 같이 운동 나와서 걷는 모습도 봤다. 둘의 걸음이 완전 똑같았다.
나도 어릴 때 엄마랑 걸을 때 엄마랑 보폭 맞추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냥 똑같이 걷고 싶은 그런 마음?
비슷한 속도로 걸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인간 환추와 축추의 한계상 바로 옆의 사람을 응시하기는 어렵다.
늘 나보다 조금 더 빨리 걷는 사람이 동공에 담긴다.
조금만 천천히 걸어달라고 하거나 내가 조금 더 빠르게 뛰거나.
그런데 그런 조절은 결국 엇갈리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엄마랑 평생 평행선처럼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9-2 집에 오는 길에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랑 서로 길을 비켜주려다 둘 다 같은 방향으로 몸을 틀어서 약간 춤추는 것처럼..(?) 요리조리했다. (뭔지 RG?)
나는 늘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에게 길을 먼저 비켜주었나? 잘 모르겠다.
핸드폰을 보고 있어서 혹은 가방에서 뭘 찾고 있어서 그러지 못했던 적도 꽤 있고.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이 그런 적도 많고. 혹은 아무 행동도 하고 있지 않지만 그냥 다른 생각 하느라 비킬 생각을 못 하기도 했고.
왜 비켜주지 않았을까?
내가 마주쳤던 인연들을 이런 식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었나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다.
그냥 중력 때문에 엉덩방아를 찧은 거랑 다를 바가 없는데 나는 무엇이 그리 억울했었나.
땅 입장에선 사과든 엉덩이든 딱콩인데 말이다.
건너편에서 오는 사람과 바로 옆에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 비스듬하게 걸친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9-3
정현종의 시 방문객으로 꿉꿉한 토요일의 글을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요즘 1일 n시 읽는 중 (읽기만 하지 말고 써야 하는데 말이야~)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시집 <광휘의 속삭임> (문학과지성사, 2008)
정현종 시인은 철학과를 졸업했다.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가 가고 싶던 혹은 갈 수 있었던 길을 갔구나.
이 시는 사실 전반부가 더 유명하긴 한데,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나는 이 마지막 문장이 너무 좋다.
환대
환대라는 단어를 지금까지는
3개의 그릇 중 어디에도 담지 않았다.
일단 이것부터 담아보기로 하자.
0 혹은 10
수미상관 같네.ㅎㅎ
2021년 5월 22일의 내가 하고 싶은 건 음...
세상을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합리한 환경에 갇혀버린 사람들이 알을 깨고 나와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나로 인해서 한 명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도 기형도 시를 읽고 변했으니까!
작가를 꿈꾼 복합적인 이유 중 제일 큰 요인이기도 하고.
어떻게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할지 고민하는 학문이 참 많다
사실 그것이 학문의 본질이기도 하고. 學而時習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인데...
그러면 저절로 기쁨은 따라오고.
그래도 한의대에 와서 건강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게 된 건 맞다.
한의원에서 만나는 환자를 건강하게 하는 것도 물론 보람찬 일이겠지만 내 성향과 맞을지 솔직히 조금 두렵기도 하고.
당장 저번 달의 나보다 스몰톡 실력이 늘어난 나를 보면 이 또한 애매한 회피가 빚어낸 두려움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주절주절 글이 길었다.
좋은 글쓰기의 시작은 짧은 문장이지만
난 만연체가 좋아...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참회록을 써봤다.
설마 여기까지 다 읽은 사람이 있을까?
심심하면 댓글이나 방명록 써주세요ㅎㅎ
기분이 좋거든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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