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어보니 손이 얼어서 오타가 많다.
개인적인 공간이기도 하고 당시의 감정을 최대한 담아내는 것이 목표기에 이미 올린 글이라면 수정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오타가 심각해서 좀 수정했고 사진도 좀 추가했다.
—-
핸드폰 충전기를 갖고 나온 줄 알고 폰이 꺼질 지경까지 놔두다가.. 충전기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사실 어떻게든 충전하라면 할 수 있다.
뭘 사든 부탁하든 해서 가능하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이패드와 서울 공공 와이파이에 의존하며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https://soundcloud.com/kieunlee/01-rec-2022-11-16
Second
music for CURE 🍃 major in Korean Medicine
soundcloud.com
나름 경복궁 종로 광화문 이 일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가 꽤 헤맸다. 이태원과 강남이 너무 멀다고 느낀 중학생 때에는 집에서 환승할 필요가 없는 이 주변을 자주 왔었지.(혹은 명동) 근데 일단 탁 트이고 복잡 깔끔한 이곳이 좋긴 좋아
나중에 어디에서 살면 행복할까
집값도 물론 그 행복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겠지만
일단 배제하고 생각해보자 .
그렇다면 여러 궁을 거닐 수 있는 이곳에
집 아니 한의원이라도..!
헉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이제 이정도의 자기혐오는 0.1초정도면 충분
그말은 즉 원하는 삶을 위해 한의대를 온 것이 참 지당하고 괜찮을 수도 있다는 의미. 동어반복이긴 한데
난 한의대를 온 것이 왜이리 죄스러웠나 흠
전단지 알바를 할 때에 큰 신념 가진 거 아니었잖아
인정하기 싫었지
속으론 그 누구보다 편하게 먹고 자고 싸는 삶을 바랐다는 거
인정 왜 하기 싫었냐면
장영실이 실망할까봐?
변화를 앞둔 사람은
늘 두렵고
털이 쭈삣 서지!

많이도 걸었으니 지쳐야 하는데 괜찮은 이유는
여름 내내 병원에 혹은 집에 누워있었기 때문일까..
물론 발목은 아프다, 양쪽 모두,
물소리도 좋고
최근에 내가 만든 믹셋도 듣고 ..

아까 방문한 광화문 교보 안에 미니 전시회(?)
물론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이다.
무엇이 불만인지 고성을 지르는 노인과
눈이 붉어진 직원
구상과 추상 사이 땀방울 자극들
노래도 듣지 못해서 신경 회로에 다양한 것들이 들어왔다.



작가들의 이야기!
나는 인터뷰를 좋아한다.
최근엔,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취미로>에 디제잉 관련해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멋있다 잘봤다 등의 연락을 조금 받았다.
내가 정말 멋있어지는 건지 아니면 주변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요즘의 나는 나를 긍정적으로 봐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호흡한다.
들숨 흡
내가 수정되었을 때
행선지를 모르는 비행기를 탄 거지.
처음 도착한 나라는 디스토피아였다.
어떻게 살아남을지 궁리했는데
그 답은 위인전에 있다고 믿어서
평범하게 살다가 죽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건강한 소망인지는 잘 모르겠다.
날숨 호

위인전 그러니까 장영실처럼 천민이 노력해서 잘 되었다는 클리셰를 벼랑에서 움켜쥐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장영실 만큼의 재능도 노력도 없었던 나는 자기연민과 자기비하 스탯만 찍어댈 뿐이었고.. 저런 판넬 구석에라도 이름을 올리
올라고 싶다
올릴 줄 알았다
올려야 한다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은 보편적으로 추앙받는다. 널리 통용되는 인간의 욕망이기도 하다. 나는 그중에서도 예술인들을 볼 때 속이 자주 쓰렸다.운과 재능으로 얻은 자리일수록 값져보여서. 그말은 즉 나는 그걸 무척이나 욕망하고. 다시 말하면 나에게 없다는 것! 재능도 운도 없는 나에 늘 취해 있으니까
술이 많이 필요 없어
버드와이저 한 병으로 가성비 있게 취하는 것이다. 지금 아이패드라 사진은 넣을 수 없지만..
어제 홍대에서 음악을 틀었을 때 실수를 진짜 많이 했다.
비트가 와그작 따그닥 갈릴 때 무슨 생각을 했더라
내 자신이 밉다 이런 표현은 너무 귀엽지?ㅋㅋ
이 취미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좀 웃긴데 한의대 다녀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이러면 사람이 발전을 못한다는 말도 백번 맞는 말.
처음 보는 사람이 사주는 술 (같이 음악 트는 사람!)
아직 내게 너무 낯선 경험들

2022년을 잠시 요약하자면
내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마주한 해다.
올해 상반기엔 홍대역 주변 연습실을 밥먹듯이 다녔는데 (그냥 재밌어서. 알바도 쥬비스만 해서 시간도 많았구 .. 비대면 땡큐❤️) 올해 하반기의 나는 음악을 틀러 목요일 저녁에 제천에서 출발해서 홍대입구역에 내린다.
그리고 목요일 밤에 서울에 있다니!
그토록 두려워하던 대면 수업의 나는 비대면 때보다 어쩌면 더 괜찮게 살고 있다. 그리고 내가 기분 좋아지는 조건을 세밀하게 찾아나가고 있다.
동기 B 언니의 타투 스티커도 붙여서 기분이 넘 좋았다.
*언니 덕에 수목 알찬 공결.. 고마워 🫶


땀 흘리는 것도 좋고
바디로션 바르는 것도 좋고
자연 소리 들으면 너무 좋고
intp됐나 싶을 정도로 (ㄷㄷ)
상황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도 재빨리 새로운 장점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토록 혐오하던 '오히려 좋아'를 자주 되뇌고 있다.

사진에 내 발이 나오는 이유를 뒤늦게 생각해 봤다.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엄마도 같은 수술을 받긴 했지만 엄마랑 나는 너무 다르니까
난 최악의 합병증 혹은 수술 도중 사망하는 상상 정말 많이 했어서
상황을 부정적으로 예측할수록
예상보다 나은 결과에
결과는 양수가 나올 줄 알았는데
사실은 부정적인 정념과 시각화가 그 자체로 코르티솔을 과다 생성해서
초침 속도로 음수를 산출하고 있었다.



올해 2월에 천안에서 관상을 봤다. 계획에 전혀 없던.. 심지어 관상 보느라 막차 놓쳤음ㅋㅋ
당시 관상 봐주는 아저씨 왈, 내가 가진 제일 큰 문제는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 잘나지 않았는데 자신감을 어떻게 갖죠? 이 질문 100번은 한 것 같은.. 아무튼 무한궤도 토크쇼였다. 나 그때보다 나아졌는가? 잘 모르겠다. 퇴화한 면도 있기 때문에.. 근데 이제 빵도 단점도 덜 곱씹으려고 해…
서점에 가기 전엔 박물관에 갔다.
사실 화장실 가고 싶어서 들어간 건데 재밌어서 오래 구경함.



저사람들은 후세에게 이름을 날리고 싶어서 저리 산 것이 아닐텐데. 나는 흑백사진을 보면 왜이렇게 눈물이 나고 마음이 이상한지? 하멜표류기를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누가 몰라줘도 그냥 그 치열함이 참으로 사랑스럽고 소중하다고. 일리아스 등장인물과 내 주변 사람들이 뭐가 다른가 싶어.
박물관에 가기 전엔 에스프레소 바에 갔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서서 맛도 잘 모르는 걸 조금조금 마셨다.

아메리카노 3모금이면 가슴이 쿵쿵 뛰면서 ㅋㅋ 그냥 서서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가봤다. (일종의 유럽 예행연습이기도)
내 엎에 사람이 에그타르트 6개를 포장하려고 했는데
남은 에그타르트는 5개였고. 직원이 4개에 맞는 박스 포장이 있다고 말하자 4개를 사갔다.
남은 단 하나는 내가 겟..하마터면 못 먹을 뻔!

내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에그타르트를 찾았는데
품절되었다는 말을 듣고 다른 빵을 먹거나
그냥 커피만 마시고 갔다.
아무것도 안 사는 사람은 없었다.
6개의 에그타르트를 사려고 왔던 사람 (목적 달성은 실패)
마지막 에그타르트 하나를 가진 사람
아깝게 에그타르트를 놓친 사람
결국 지구는 이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는 것
나는 오늘 이 에그타르트 맛을 잊지 않고
매 순간을 슬기롭게
에그타르트가 없어도
유연하고 덤덤하게!
그냥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수반되는 비용은 아깝지가 않다.
공과금 통신요금 등 어쩔 수 없는 영역을 제외하고
이런 류의 소비로 가득 채우고 싶은데.
일단 제천 서울 왔가갔다 교통비만 얼마인지
그리고 곧 4번째 등록금 분납일이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등록금 매달 내보니까 더 아까워 죽겠음 아오~!~!


사실 종로는 꽤나 맘이 아픈 동네다.
창덕궁에 자주 온 이유는 서울대 암병원에 가려면 창덕궁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예과 2학년 나는 제천에서 창덕궁 정류장으로 곧바로 가야 했다. 방학에도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하고 창덕궁에 내렸고, 약소한 나의 수익이 다 간병비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아.. 돈을 혐오하게 되었나.. 의료인이 되기 전에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이 충분하게 되어본 것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겠지만.. 나는 행복하면 안 되고 행복할 수도 없는 인간이라고 21살 때부터 주술처럼 읊조렸다.
음 완전히 괜찮아져서 여기에 쓰는 건 아니다
매일 조회수가 두자리수인 점이 신기하긴 하지만
누가 보는지도 모르겠고 .
근데 이제 말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24살 11월의 나는 내 기분을 고화질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만족한다.
슬슬 추운데
즉흥 그 잡채가 된 기념으로
위스키 한 잔 마시고 들어가야지

작년과 달리
무보정 사진을 잘 올리게 되었다
보정이 귀찮기도 하다
르세라핌 정신을 이어받아 피어리스 안티프래질이 되어가는 것일까
가득한 영감으로 채워도
결국 죽으면 모두 소멸될지니
여전히 두렵지만
여전히 잘 살고 싶다
원하는 미래를 살 수 있도록
행복한 오늘을 살 수 있도록
과거의 나를 안아줄 수 있도록
결국 모두 소멸될지라도
심지어 그 시점을 모르더라도
살아가야지
요즘은 확실히
죽고싶다기보단
어떻게 해야 더 잘 살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이건 내 인생에서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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