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언제 공개처리될지는 미지수지만~ 책임감을 갖고 기록하기 위해서 일단은 비공개로 매일 조금씩 기록해보기로.. 서약서 내용때문에 뭔가를 자세하게 쓰기 참 어렵다. 그냥 앨범처럼 순간순간의 기억을 선명하게 남기는 글이다.
요점만 말하자면 지방의 모 대학 프로그램에 한 달 동안 참여하게 되어서 생애 첫 자취를 시작했다. 사실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이 남고 조금 다른 순서로 일을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되긴 한다. 나이를 먹을 수록 선택을 현명하게 하는 법을 배운다기보다는, 과거의 선택이 현명하지 못했음을 알아차린 뒤에 어떻게 멘탈을 관리하고 결단을 내리는지를 배우는 것 같다. 아, 당연히 아직 못 배웠다.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보..ㅈ ㅏ .. 뭔가 아닌 것 같다 싶을 때 그만두는 자세와 일단 버텨보는 자세 둘 다 인생에서 참 중요한데 이번엔 후자를 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지할 수 있겠지?😭

자취는 처음이다. 기숙사 1인실은 몇 번 경험했지만 세미자취라고 부르기도 낯뜨거울 정도로, 자취는 참 다르다는 사실을 하루하루 절감하는 중 ㅋㅋㅋ 1달 단기 원룸 구하기는 참 어려웠다. 방목형 가정의 자녀답게ㅋㅎ 혼자 방 찾아보고 연락하고 계약하는 과정을 끝냈다. 일단 36시간 이내로 모든 결정을 끝내기로 다짐을 하고~ 직방 다방 고방 등의 어플도 깔고, 집주인과 직거래하는 어플도 깔고 카페도 가입하고, 지인들에게 부탁(?)도 하고 했는데. 결국 가까운 것이 진리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시설은 좀 별로지만 가까운 곳으로 계약을 했다. 잘 한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옵션이 좋지만 먼 곳에서 살아보면 더 좋을 것도 같고. 그래도 여기저기 연락 돌리고 전화하고, 몰랐던 단어들도 알게 되었다. 한 달 월세 입금하는 것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나중에 내집마련은 어떻게 하나 싶은,,,,+나는 부동산중개료가 이렇게 비싼지 몰랐다…

여기는 기본 도넛이 제일 맛있다. 앙버터 별로임ㅠㅠ

첫날! 다들 거울샷 왜 찍는지 알겠다.. 벌써 집 가고 싶다는 기분을 가득 담아 찰칵^^

바쁘진 않았다. 오티 듣고… 교수님이랑 학생분들께 인사를 드렸다. 줌 키고 졸아서 넘 민망했다.
교수님은 살~짝 무서웠지만! 티타임 가지면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감히 이렇게 말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분명 있는 느낌이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 전공 분야는 나랑 다르지만, 결국 방향은 한 사람이라도 더 건강할 수 있도록.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함은 누구나 알지만 본격적으로 숲의 땅을 처음 밟으면 나무 냄새에 질식하기 참 쉽다고 생각했다. 숲의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숲은 24시간일 수도 있고 100년일 수도 있고. 교수님 만나는 일은 한 달 동안 많이 없을 거라고 들었다. 흔하지 않은 기회인만큼,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는 바로 아이패드에 열심히 복기했다. 하루 중 대부분을 메모로 보냈다.
본과 와서 벼락치기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뇌에 바르는 공부를 했기에, 머리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꽤 부끄러운 일도 있었다…입술 깡 깨물고 노타빌리티를 켜서 fatty liver를 복습했다. 근데 눈에 들어올 리가 없지 ~ 걍 과자만 계속 주워먹음 ,, 특히 생리학좀 똑바로 공부할 걸 싶었지만 그때로 되돌아 간다면? 응 안해~~

행정실 쌤이 점심 사주셨는데, 이거 먹고 샐러드 정기 구독 신청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서울에선 당연한 것들이 지방에선 어렵다. 인스타 열심히 뒤져가며 골랐는데 맛있었으면 좋게땅) 드라마 슬기로운의사생활 유명한 장면 중에서 이익준이 원내 식당에서 소시지를 배식하는 장면이 있다. 원래 정해진 소시지 개수는 3개인데 실습생한테는 5개 주고 교수님한테는 하나 주고 그런 장면이다. 그게 생각난 이유는 거의 대부분의 통에 n개만 가져가라고 써있더라구.

다른 곳에 비해서 간식이 많은 편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과자를 계속 먹을 수 있긴 하다. 근데 맨 위에 분홍색 과자... 얼그레이 원래 못먹는데, 역시 맛이 없었다. 그리고 여기 네스프레소 머신 있는데, 아메리카노 정말 맛있더라… 😋 커피의 맛을 최대한 천천히 느끼고 싶었는데ㅠㅠ (졸업 전까지 아메리카노 못 마시고 싶었음) 나 내년엔 에스프레소 마시는 거 아녀?
석사 쌤 한 분이 내 자리로 와서 말 먼저 걸어주시고 두유도 따로 주시고 가운도 빌려주셔서 감사했다. 이야기도 조금 많이 했는데 나중에 밥 같이 먹자고 꼭 여쭤볼 것이당..!
*익혀야 할 단백질이랑 마우스 모델이 너무 많지만 의욕이 거의 증발됨. 원래 여행도 짐 쌀 때가 제일 재밌듯이 ㅎ...
*요가하겠다고 매트 가져와서 하나도 안 했음. 러그로 쓰일 듯하다.
*한 달 너무 길지만..... 종착점이 없었다면 훨씬 무서운 여행이었을 거다.
*여기는 보안이 굉장히 철저한 곳이라 지문 등록하는 것도 꽤 절차가 복잡했다. 지문 값 하자! 내 엄지에 스며든 실들이 사회에서 값지게 쓰여야 할텐데...... 의미없는 실뭉치로 생을 마감하지 않도록 일단은 남은 19일 홧팅...!!!!!!!!!!!!!!!
화요일. 눈 떴는데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일어나기 싫었지만 나는 제일 쫄병이니까 ..^^ 10분 일찍 가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다. 10분 늦게 가는 건 짱쉬운데 일찍 가는 건 짱어렵다.

이날부터 아침에 준비 30분컷하고 대충 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데기는 아예 들고 오지도 않음ㅋㅋ힘드로^^
오전에는 사수 선생님이 쓴 논문을 읽었는데 어려워서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주식 구경 좀 하고 그렇게 보냈다. 그리고 전날 밤부터 관련 브이로그 대략 30개 정도 보면서 주의할 점이나 지켜야 할 것들을 노트에 기록했다. 요즘은 대부분의 정보가 유튜브에 있어서 너무 불편하다. 글로 정리된 게 훨씬 읽기 편하다. 대부분의 브이로그는 타임라인이 자세히 적혀있지 않아서, 궁금하지 않은 일상까지 다 봐야 하는 것...10초씩 넘기다가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 하고 끈 적도 많다. 사실 이 글도 따지자면 안 궁금한 타인의 일상글이지만 ㅋㅋㅋㅋ 무엇이든 막아내는 방패랑 무엇이든 뚫는 창 팔아요~!
오후부터는 석사 쌤한테 여러 주의점(?) 팁(?)을 들었다. 쌤이 직접 정리하신 프로토콜 등을 받았다. 지노타이핑 WB 등등.. 열심히 아이패드에 받아적으며 ' 앗 넵 앗 글쿤요 앗 정말요 앗 헐 몰랐어요 앗 여기선 그럼 __하나요? 앗 죄송함다 앗 몰랐어요 앗 진짜요 앗 안배웠어요 앗 들어는 봤어요 앗 넵 앗 모르겠어요..'의 무한 반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괜찮은데 '쌤 수준에서 그거까지 알 필요는 없어요' '이게 뭔지부터 물어보는 게 순서 아닌가?' 등등의 말을 들었을 때 좀 슬펐다......또륵르그극. 근데 어쩌겠어 여기서 내가 젤 똥멍충인뎅 ㅎ _ ㅎ
쌤이 지노타이핑 하는 거 구경하면서 느낀 건, 3년 전 예1때 생명이나 화학 실험 시간에 봤던 내용들이 참 중요하다는 사실....... 이쪽 분야로 갈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얕게라도 더 알고 싶은? 더 알아야 하는 분야는 맞으니까.. 기초 프로토콜이랑 단위랑 도구를 얼른 익혀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마음은 빵처럼 참 먹기가 쉽다. 소화시키는 게 문제지.
+4년째 산화랑 환원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ㅠ 여기서는 환원이 짱 중요해서 진짜 큰일났다. 문과라 잘 모른다는 허접한 변명은 이제 입 밖으로 내뱉을 수도 없다.

저녁엔 근처에 사는 동기의 집에 초대 받았다. 빈 손으로 갈 수 없어서 뚜레주르에서 흑임자 어쩌구 샀는데 놓고 간 거 실화?ㅠㅠ 나중에 꼭 다시 방문해서 드릴게요 흑흑ㅠㅠㅠㅠ
저녁으론 내 인생 최고로 맛있는 짜글이와 베이컨감자전을 먹었다. 아직도 그 맛이 기억날 정도다... 집에 돌아갈 때 차로 데려다 주시고, 체리 등 이것저것 챙겨주신 어머님 넘 감사합니당ㅎㅎㅎㅎ
언니 방 구경도 하고 같이 넷플도 봤는데 내가 졸아버렸당... 결국 손님은 집주인 침대에서 자고 집주인은 바닥에서 혼자 영화보는 불상사 발생. 양심이 제대로 가출한 날이었다. 친한 사람 집이 원래 잠 제일 잘 오는 거 RG... 이 날 덕분에 타지에서의 살짝 외로운 한 주를 잘 보낼 수 있었다.
수요일!
오전엔 선생님이 WB 하는 것을 옆에서 배웠다. 사실 전날 퇴근할 때 WB 할 거라고 미리 말해주셔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었...는데....결국 아침에 준비하면서 유튜브로 대충 뇌에 발랐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습관이 전신을 지배했다. 분명 생화학 때 보긴 봤는데ㅠ^ㅠ 그래도 대충이라도 공부해가서 혼나지는 않았다.
오후에는 다른 선생님들의 동물 실험 참관했당. 참관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한테 쥐 마취용 포르말린 용액 만들라고 하셔서... 첨으로 피펫팅을 하게 됐다^^ 클린벤치에서 특히 주의하라고 하셨는데 피펫에 자꾸 뭐 닿게 하고, 벤치 밖에서 뚜껑 열고 그래서 탈탈 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모든 실험이 엄격한 관리감독 하에 이뤄지는 것이 참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그러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엄격하게 모든 것들이 이뤄지고 있었다. '쌤 그렇게 하시면 안되죠' < 제일 많이 들은 말 등극ㅎ
눈 앞에서 쥐가 마취되고 피부가 뜯기고 결국 경추탈구돼서 검은 봉지에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최대한 죽이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하지만 그래야 하는 상황도 참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다음 주엔 내가 직접 쥐를 잡고 복강내주사를 해야 하는데 큷......하... 3시간 넘게 진행된 일련의 과정들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참 힘들었다. 쌤들은 얼마나 힘드실까ㅠ_ㅠ
그런데! 빵 먹어서 다시 살아남ㅎ

행정 쌤이랑 좀 친해져서 푹신한 의자도 얻어냈고~~ 빵 먹으라는 말은 늘 설렌당. 헤헤....

문 열기 전까지만 해도 '아 밤빵만 아니었음 좋겠다' 했는데 앙버터가 있을 줄은 진짜 몰랐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사람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앙버터를 맛나게 2조각 먹을 때쯤~
쌤이 심심하냐고, 심심하면 와서 쥐한테서 임플란트 꺼내는 거 구경할 거냐고 물어보셔서.. 심심하다고 했다..
본1 카데바 해부할 때 쓰였던 도구들이 보여서 조금 익숙했다. 임플란트를 꺼내면서도 ICR mouse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결국 한 마리가 하늘로 떠났다. 갑자기 혈관이 터져서 현미경과 연결된 모니터가 암적색으로 물들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 쥐들은 모두 가격이 달랐고 제일 저렴한 쥐였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눈동자들-가격이 각기 다르게 매겨진-을 하늘과 내 마음에 묻고 와야 할까.. 불과 저번 제주 여행 글에서 피터 싱어 어쩌구 해놓고 나도 참ㅠㅠ마음이 복잡했다.
*예전에 누구는 충격을 받고 하루만에 도망갔다고 했다.
*예1로 돌아가면 의료정보학을 조금 더 열심히..는 아니고ㅋㅋㅋ그냥 뭐든 잘 기억하는 머리가 중요한 듯하다.
*7시에 퇴근해서 밤 9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계속 잠만 잤다. 구경만 했는데도 이렇게 힘들다니... 페스티벌 다녀온 날보다 힘들었다 진짜루...
목요일~ 원래 목요일이 젤 설렘ㅋㅋㅋㅋㅋ 사실 금욜 밤부터 우울하다구ㅠㅠ
아침부터 쌤이랑 겔 만들기를 진행했다. 쌤이 겔 만드는 것 보면서 속성으로 배우고 나도 겔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대실패. 3번 다 실패했다. 쌤도 따로 진행중인 실험도 많아서 결국 나 혼자서 진행해야 했는데... 지나다니는 쌤들한테 한 번씩 지적을 받았다. 유리판을 똑띠 끼웠는지 체크하려고 DW를 넣는데 진짜 계속 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시 끼웠는데 또 샘... 다시 끼워도 비슷할 것 같아서 소심하게 바로 다음 단계를 진행했는데 결국 걸렸음. 유리판 사이로 러닝겔 잘 넣어야 하는데 조준 잘못해서 바닥에 쏴버린 것도 걸렸음... ㅠㅠ하으 창피해~~ 그리고 프로토콜 완전히 숙지 못 한 채로 팁 이거 끼웠다 저거 끼웠다 , 겔 종류도 헷갈리고 그래서 또 털렸당. 근데 내가 봐도 털릴만했다. 쌤이 나한테 무대뽀라고 그랬다.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그런데 진짜 나도 모르게 '아 이 용액 맞겠지'하면서 뚜껑 따고 있더라구.
=>내가 하는 행동 하나가 대재앙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조심하자!!

뚝딱이에게 냉면 사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당... 같이 나온 고기도 맛있었당.

3일만에 아메리카노 마시는 스킬이 대폭상승

오후엔 박사님과 실험 쥐가 담긴 케이지를 열심히 운반했다. 그리고 박사님이 쥐 마취시키고 개복해서 페트리에 장기들 모아주시면 내가 마우스 번호랑 날짜랑 장기 라벨링해서 붙이고 거기에 장기를 나눠 담았다. 작년 해부 첫 시간에도 쥐를 해부했기에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장기들 모양도 워낙 비슷했구.. 그런데 백색지방이랑 베이지지방 구별하는 게 어렵더라궁ㅠㅠ pcr용이랑 wb용이랑 이래저래 용도가 다양해서 spleen 자르고 liver 자르고... 섬세한 손기술과 집중력과 척추기립근이 필요한 일이었다. 총 12마리였는데 체력적으로 꽤 힘들었지만 내가 제일 간단한 일을 맡은 걸 나도 아니까 입 다물고 열심히 했당. aorta에서 지방 떼는 일(내가 안 함=못 함)이 정말정말 어려워 보였다. 알바였으면 1분만 초과근무해도 짜증나는데 여기선 뭐 늦게 가라면 선생님들이 시간 따로 빼서 더 가르쳐 주시는 거고 나는 배우는 거니까 감사하는 마음으루....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금요팅!!!!!!

금요팅이라는 말이 왜 있는지 정말 잘 알겠다. 매주 금요일 1시는 랩미팅이라서 오전엔 다들 발표 준비하느라 바쁘셔서 나는 그냥 이래저래 끄적이기도 하고 다른 일로 ppt도 만들면서 + 주식창을 쳐다봤다. (큰일남. 현금 증발) 쳐다보기만 했다. 매수할 돈도 없고 매도할 수익도 없었다... 눈가가 촉촉해졌다. 수,목이 골든타임이었는데 어쩌겠는가... 동물 실험 하는 와중에 '박사님 ! 저 잠시 XXX 관련주 매도좀 할게요 >_<' 할 수도 없고 말이다. 윗꼬리 뺀 종목들이 침몰하는 모습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난 랩미팅에서 할 말도 없고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도 없었지만 ~ 랩미팅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사님께 여쭤봐서 주소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근데 굳이 그러지 않았어도, 나중에 교수님께서 챙겨주시더라공 헤헤 감사했당. 잘 모르지만 일단 내가 모르는 것들과 이해되는 것들로 구분해서 필기를 하고... 여러 쌤들이 교수님께 지적받는 모습을 봤다. 나라도 정말 떨리고 무서울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는 교수님의 1시간 내내 이어진 질문에 어떤 선생님이 반박을 했는데 교수님께서 '방금 반박을 했기에 이 논문에 의미가 생긴 거야'라고 하셨던 것.
3시간 가량의 랩미팅이 끝나구 쌤들이랑 잠시 산책을 했다. 이렇게 한가하게 산책을 해도 되는가 싶어서 '일찍 끝나면 일찍 가시는 거예용?' 하고 여쭤보니까, '그럴 리가 없어!' 라고 하셨당ㅎㅎ..
산책 후 쌤이 머핀을 사주셔서 머핀을 먹고 있을 때-그러니까 6시 직전에-심심하면 cell work 구경할 거냐고 물어보셔서 심심하다고 했다.. 세포 키우기 참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도.....

일주일 동안의 TMI 대잔치 여기서 끝~ 자세한 내용은 나의 아이패드에....

며칠 내내 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 던 몇 개의 사건 중 하나. 물 먹은 솜처럼.
누군가는 꼭 누구의 위에 있어야만 하는 세상이 너무 밉다. 관리와 감독이라는 말은 참으로 일방적이고 폭력적이다.
그리고 드디어 서울. 펜트하우스를 봐서 행복했꼬 엄마랑 카페 가서 빵을 뇸뇸해서 행복했다.
엄마도 앙버터 맛있다고 했다. 근데 나름 이 동네 앙버터 맛집이라고 블로그에서 유명하던데 그 정도로 맛있진 않았다(냉정). 누가 나 앙쉐린가이드좀 시켜주라. 무급으로 해볼테니까

한 달 너무 길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4 지났다니.. 아는 건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남은 3주간 정신 빠짝 차려서 많이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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